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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사기 덫①] 노년층 쌈짓돈 노린 '비상장 코인' 횡행](/_next/image?url=http%3A%2F%2Fwww.coinreaders.com%2Fdata%2Fcoinreaders_com%2Fmainimages%2F202605%2FAKR20260522106700002_02_i.jpg&w=3840&q=75)
SNS나 지인 소개로 투자자 모집…"1년 뒤 6배" 현혹
'中 본사' 알고보니 수산물 업체…가상자산, 신종 사기 소재로↑
"부자 될 기회입니다. 글로벌 주식시장, 블록체인, 디지털자산을 하나로 연결하는 차세대 국가 기반 프로젝트에 참여하세요."
코스피가 8천선에 가까워진 지난 11일. 서울 관악구 한 건물에서는 비상장 코인에 투자하게 해준다는 'A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투자 설명회가 한창이었다.
건물 바깥은 간판조차 없어 휑했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건물 계단에는 거래소의 기술적 우수성을 홍보하는 입간판이 서 있었고 10평 남짓한 사무실 안은 각종 집기와 설명을 들으려 모여든 투자자들로 북새통이었다.
기자가 홀로 사무실에 들어가자 자신을 대표라고 소개한 B씨가 곧장 말을 붙였다. 그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테더로 C코인을 사서 스테이킹하면 360일 뒤에 576%의 수익을 받을 수 있다. 돈 벌 기회니 잘 생각해보라"라며 명함을 건넸다.
그가 건넨 명함은 "테더 100개(약 15만원 상당)부터 참여", "C토큰 단가는 0.1달러(약 150원)로 시작해 수동으로 관리", "주요 거래소에 상장 예정" 등 고수익을 약속하는 문구가 작은 글씨로 눈 아프게 빼곡했다.
곧이어 B씨가 강연에 나서 "금융의 새 질서가 시작되고 있다"라며 C코인의 가격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하자 20여명의 청중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기자를 제외하고 모두 60∼80대 노년층으로 보이는 청중들은 휴대전화 앱에 표시된 C코인을 보면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단꿈에 젖은 듯했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상대적으로 사그라든 상황에서도 서울 곳곳에서는 가상자산 투자를 미끼로 한 사기가 기승을 부린다.
기자가 찾은 A 거래소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지인 소개를 통해 청중을 모집한 뒤, 하루에 4회씩 투자 설명회를 열어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노년층을 현혹했다.
이들은 "국가 차원의 허가받은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지분 투자를 한다", "거래소에서 코인 가격이 절대 떨어질 일이 없다고 약속했다" 등의 발언을 했지만, 확인 결과 모두 사실무근이었다.
A 거래소는 국내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영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가상자산 사업자(VASP) 허가도 없었고, C 코인의 개당 가격은 0.05달러인데다 하루 거래량이 1개도 되지 않는 사실상 '죽은 코인'이었다.
이 업체는 본사가 중국 선전에 있다며 회사 사진이나 미팅 장면,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사진 속 업체는 중국에 실제로 있는 곳은 맞지만 가상자산과 전혀 관련 없는 수산물 양식 업체로 파악됐다.
이와 같은 '비상장 코인 사기'는 같은 장소에서 이름만 바꿔서 오랜 기간 자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자 설명회가 열린 관악구의 건물은 1년 전에도 '코인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비슷한 취지로 투자를 권유하는 설명회가 열렸던 곳이었다.
당시 투자자 중 일부가 A 거래소 단체 채팅방에 참여했는지 가끔 채팅방에 '1년이 지났는데 왜 돈을 돌려주지 않냐'라는 항의 메시지가 올라왔지만, 그럴 때마다 운영진에 의해 '가림' 처리됐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이 전통 금융산업에 변화를 주고 있듯 범죄 현장에서도 다단계나 폰지 사기 같은 전통 사기 수법의 소재가 가상자산으로 바뀌고 있다고 경고한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가상자산 사기의 상당수는 '조급함'과 '고수익을 기대하는 심리'를 악용하는 구조"라며 "출처가 불분명한 투자 제안을 받았을 때는 꼭 공식 채널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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