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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러티법 ‘운명의 표결’ 임박…통과 기대 살아났지만 60표 문턱 여전히 안갯속
▲ 클래러티법 정말 통과될까…운명의 ‘60표’에 암호화폐 시장 숨죽였다/ai 생성 이미지
미국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지형을 바꿀 클래러티법(CLARITY Act)이 사실상 운명의 갈림길에 섰다. 공화당이 민주당 요구를 대거 반영한 최종 수정안을 내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핵심 윤리 규제 상당 부분을 받아들이면서 법안 진전 가능성은 불과 며칠 전보다 높아졌다. 그러나 9월 15일(현지시간) 예정된 상원 표결에서 필요한 60표가 실제 확보됐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시장에서는 ‘통과 확정’보다 ‘예상 밖의 절차 표결 통과’ 자체가 단기 암호화폐 가격을 움직일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표결에서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대목은 15일 표결이 클래러티법의 최종 통과를 결정하는 투표가 아니라는 점이다. 상원은 법안을 본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다룰지를 결정하는 토론종결(Cloture) 절차 표결에 나서며, 통과에는 60표가 필요하다. 현재 공화당이 53석을 차지하고 있어 공화당 전원이 찬성한다는 전제에서도 민주당 또는 무소속 의원 최소 7명의 지지가 필요하다. 표결을 넘더라도 이후 본회의 심의와 수정안 처리, 최종 표결, 하원의 후속 절차가 남는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회의 입법 일정까지 촉박해 ‘15일 통과=클래러티법 확정’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이유다.
막판 타협은 진전…하지만 ‘7표’가 보이지 않는다
통과 가능성을 끌어올린 최대 변수는 공화당의 막판 양보다. 상원 공화당은 민주당이 요구한 내용을 반영해 126개의 실질적 변경사항을 담은 최종안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정치인과 배우자의 암호화폐 이해관계를 제한하는 윤리 규제 상당 부분을 받아들였고, 주 법무장관의 집행 권한과 지역은행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대규모 예금이 빠져나갈 경우 대응할 수 있는 장치도 수정안에 포함됐다. 로이터 역시 이번 수정안이 민주당의 윤리·금융안정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막판 승부수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민주당 내부에서 찬성표를 끌어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초당파 암호화폐 입법에 참여해온 커스텐 질리브랜드 민주당 상원의원이 동료 의원들을 상대로 찬성을 설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반면 클래러티법 협상을 주도해온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민주당의 추가 수정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며 현재 안이 사실상 양보할 수 있는 한계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표결을 앞두고 별도 전략회의까지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결국 법안의 향방은 공화당이 얼마나 더 양보하느냐보다 이미 제시된 수정안으로 민주당·무소속에서 필요한 표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문제는 마지막까지 남은 쟁점이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은행업계는 스테이블코인 보상이 은행 예금의 이탈을 촉진할 수 있다며 수정된 안전장치도 충분하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정치인과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사업을 둘러싼 윤리 규제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보고 있으며, 18개 주 법무장관도 투자자 보호 권한 약화를 이유로 반대를 촉구했다. 블록체인 개발자 보호 조항이 축소된 데 대한 암호화폐 업계 내부의 불만도 있다. 즉 ‘암호화폐 업계 대 반(反)암호화폐 진영’의 단순한 대결이 아니라 은행권·소비자 보호·정치인 윤리·개발자 보호가 한 법안 안에서 충돌하는 구조다.
연내 통과 확률 25~30%…그런데 시장은 왜 기대하나
현재 수치만 보면 연내 최종 통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TD코웬은 클래러티법이 올해 안에 통과될 가능성을 25%로 제시했다. 탈중앙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는 연내 통과 확률이 9월 초 12%에서 30%까지 뛰어 8월 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지만 여전히 절반에 크게 못 미친다. 반면 칼시에서는 2027년 10월 1일 이전 통과 가능성이 한때 64%까지 치솟은 뒤 53%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이번에 바로 법제화될 가능성’과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입법될 가능성’을 시장이 다르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단기 암호화폐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통과 확률보다 기대치와 실제 결과의 차이다. 번스타인은 최근 시장이 클래러티법 표결을 앞두고 약세 쪽으로 기울어 있으며 공화당의 막판 양보로 법안이 예상보다 진전될 가능성이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反)암호화폐’로 비치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따라서 60표를 확보해 첫 관문을 넘는다면 법안 자체가 최종 통과된 것은 아니더라도 시장에는 예상 밖의 규제 호재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
통과하면 상승 재료, 부결하면 충격…하지만 연준이 바로 기다린다
시나리오는 비교적 선명하다. 클래러티법이 60표를 확보하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역할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를 의회가 법률로 정립할 가능성이 한 단계 높아진다. 인젝티브 랩스의 존 메델은 클래러티법이 규제기관이 추진해온 암호화폐 정책에 ‘지속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행정부가 바뀌더라도 정책이 쉽게 뒤집히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60표 확보에 실패하면 단기적으로는 실망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번스타인은 클래러티법 부결과 매파적인 연준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암호화폐 시장에 큰 폭의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번 주 시장이 클래러티법 하나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다. 상원 표결 직후인 9월 16일 연준의 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어 ‘법안 통과+비둘기파 연준’과 ‘법안 부결+매파 연준’ 사이의 결과 차이가 커질 수 있다.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 약정도 9월 3일 이후 13.5% 감소해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이미 디레버리징이 진행된 상태다.
다만 클래러티법이 이번 표결에서 좌초된다고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정비 자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번스타인은 의회 입법이 실패하면 오히려 SEC와 CFTC의 자체 규칙 제정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업계에서도 같은 시각이 나온다. 법안이 통과되면 규제 정책의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지만, 부결되더라도 현 행정부 아래에서 규제기관을 통한 제도화는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15일 표결은 암호화폐 산업의 존폐를 결정하는 투표라기보다 미국이 ‘의회 입법을 통한 장기적 규제 체계’로 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첫 관문에 가깝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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