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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BTC)이 미국 증시와 달리 반등 탄력을 얻지 못하고 7만 7,000달러대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지난주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 해킹 충격은 가격에서 대부분 소화됐지만, 새로 들어오는 매수세는 눈에 띄지 않는다.
11월 2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트레이딩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7만 7,749달러에 거래돼 24시간 전보다 0.21% 내렸다. 이란-카타르 평화 협상 기대로 국제유가가 6% 급락하자 나스닥 종합지수는 0.82%, 다우지수는 510포인트 올랐지만 비트코인은 주말 내내 7만 7,000~7만 8,700달러 구간에 갇혔다. 유가와 국채 금리, 변동성지수(VIX)가 모두 내린 날에도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이 오르지 못한 것은 매도세가 사라져서가 아니라 사줄 한계 매수자가 없다는 신호라고 매체는 진단했다.
충격의 발단은 10월 29일(현지시간) 저녁이다. 해커가 인터넷에 연결된 '거래용 지갑'인 바이낸스 핫월렛에서 20분도 안 돼 64억 달러(약 8조 6,336억 원) 상당의 토큰을 빼냈다. 바이낸스는 자체 조사에서 한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감염돼 공격자가 서비스 컨테이너에 접근하고 무단 출금 거래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10월 3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북한 정부 후원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직전 최대 기록은 2025년 2월 역시 북한과 연관된 거래소 바이비트(Bybit) 해킹 15억 달러(약 2조 235억 원)로, 이번 피해는 네 배를 넘는다.
사건 직후 비트코인은 5%, 이더리움(ETH)은 6%, 바이낸스 자체 토큰 BNB는 10% 급락했다. 바이낸스는 입출금을 30시간 중단하는 한편 회사 자금 63억 4,000만 달러(약 8조 5,527억 원) 이상을 따로 확보해 손실을 전액 보전하기로 했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70분 안에 30억 달러(약 4조 47억 원)를 동결했다. 바이낸스가 일요일 비트코인 네트워크부터 출금을 순차적으로 재개한 뒤, 월요일 오전 런던 기준 순유출액은 47억 달러(약 6조 3,403억 원)로 거래소 보유 자산의 3%에 못 미쳤다. 비트코인은 한때 7만 6,300달러까지 밀렸지만 해킹 전 목요일 가격 대비 순변동 폭은 2%에 그쳤다. 과거 거래소 위기 때 며칠 새 20% 넘게 빠졌던 것과 대비된다.
다만 공급 쪽 악재가 소화된 것과 달리 수요는 회복되지 않았다. 해킹 충격이 몰린 72시간 안에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하루 기준 6억 4,330만 달러(약 8,678억 원)가 빠져나갔고, 공포·탐욕 지수(Fear and Greed Index)는 금요일 30까지 떨어졌다가 37로 올라섰다. 비트코인은 50일 이동평균선보다 5.3% 낮고, 10월 저점 7만 6,141달러 위, 단기 모멘텀을 되돌릴 수 있는 8만 달러 아래에 놓여 있다. 일정도 부담이다. 3일 미국 중간선거와 6일 10월 고용보고서 발표가 이어지는데, 비트코인은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 큰 폭의 하락을 겪은 이력이 있다. 트레이딩뉴스는 매도세는 흡수됐지만 매수세가 돌아오지 않아 어느 쪽도 우위를 잡기 어렵다며, 추세가 잡히기 전까지 7만 6,000~8만 2,000달러 범위를 오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10월 흐름은 약세 기조를 보여준다. 비트코인은 9월 말 8만 3,556달러에서 10월 말 7만 7,424달러로 7.3% 하락해 최소 2016년 이후 가장 부진한 10월을 기록했다. 직전 10년간 10월 상승 마감이 8번, 평균 상승률이 17.8%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10월 2일 고점 8만 7,249달러를 찍은 뒤 4주 연속 음봉을 그리며 고점을 계속 낮췄다. 다만 6월 저점 5만 7,800달러에서 51% 반등한 뒤 11%만 되돌린 만큼, 6월이 바닥이었다면 회복 국면의 조정이고 아니라면 재시험의 첫 단계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알트코인 시장은 자금이 위험 회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트코인 시장 점유율(도미넌스)은 10월 내내 올라 주간 종가 기준 58.6~59.5%에서 마감했는데, 이는 투자자가 위험을 감수하며 알트코인으로 갈아탈 때와 반대되는 흐름이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보다 두 배 넘게 하락해 2,275달러에 거래되고, 이더리움 현물 ETF는 11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이어가며 10월 마지막 주에만 4억 3,140만 달러(약 5,820억 원)가 빠졌다.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을 떠날 때는 알트코인이 먼저, 비트코인이 마지막에 팔리는데 이 순서가 아직 진행 중이라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11월 종가가 9월 말 수준인 8만 3,556달러를 넘으면 10월 낙폭을 모두 만회하지만, 현재가에서 7.5% 올라야 하고 20일·50일 이동평균선도 함께 되찾아야 한다.
도난 자금 가운데 아직 위험이 남은 부분은 동결되지 않은 24억 달러(약 3조 2,376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다.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발행사가 막을 수 없어 공격자가 쥔 지갑에서 수개월간 잠재 매도 물량으로 남는다. 다만 이는 비트코인 시가총액의 0.2%에도 못 미치고, 현물 거래대금이 주요 거래소에서만 하루 88억 1,000만 달러(약 11조 8,847억 원)에 달해 한꺼번에 풀려도 하루 거래량 안에서 소화될 수준이다. 해킹은 단기 악재를 걷어냈지만 새 매수 재료는 더하지 못했고, 다음 방향은 기관이 이번 사건을 해결된 일로 보는지 연말까지 비중 축소 사유로 삼는지에 달렸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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