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댓글을 남겨주세요.

▲ 미국,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엑스알피(XRP)/AI 생성 이미지 ©
미국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지형을 바꿀 것으로 기대됐던 클래리티법이 핵심 표결에서 좌초됐지만, 규제 명확성을 향한 움직임까지 멈춘 것은 아니다. 다음 입법 기회가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밀린 가운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의회와 별개로 자체 규제 체계를 추진하면서 시장의 초점은 ‘법안 통과’에서 ‘규제 공백을 누가, 어떻게 메울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9월 19일(현지시간) 투자 전문매체 더모틀리풀에 따르면, 미국 암호화폐 시장구조 법안, 클래리티법은 지난 9월 15일 상원 토론종결 표결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 법안은 암호화폐 시장에 최초의 연방 차원 시장구조 규칙을 마련하고 SEC와 CFTC의 감독 권한을 구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표결 실패 후 24시간 동안 엑스알피(XRP, 리플)는 8.5%, 이더리움(ETH)은 2.9%, 솔라나(SOL)는 3.3% 하락했다. 다만 매체는 현재까지 매도세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며 규제기관들이 법안이 추진하려던 일부 정책을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법안의 다음 기회는 11월 3일 중간선거 이후부터 내년 1월까지 이어지는 레임덕 회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재표결 여부는 불투명하다. 법안의 대표적 지지자인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토론종결 표결이 실패하면 “끝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탈중앙 예측시장 폴리마켓(Polymarket)은 9월 16일 클래리티법이 2026년 안에 법률로 제정될 가능성을 7%로 반영했다. 표결을 앞두고 공화당 측은 민주당 요구를 반영한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이 연계된 암호화폐 사업의 수익 문제를 다루기에 윤리 규정이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에서도 수전 콜린스, 조시 홀리, 제리 모랜 상원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의회의 입법이 막히자 SEC와 CFTC가 규제 공백을 메울 주체로 떠올랐다. 리플 최고경영자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표결 이후 두 기관이 클래리티법이 법률로 정립하려 했던 일부 내용을 새로운 정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SEC는 8월 18일 ‘암호화폐 자산 규정(Regulation Crypto Assets·RCA)’을 제안했다. 마크 우예다 SEC 위원에 따르면 이 방안은 암호화폐 스타트업이 완전한 증권 등록 없이 4년에 걸쳐 최대 500만달러를 조달할 수 있도록 하고, 발행자가 약속한 개발 작업과 토큰 가치 상승을 위한 경영 활동을 마치면 해당 토큰이 증권으로 취급되지 않을 수 있는 세이프하버 조항도 포함한다. CFTC의 마이클 셀리그 위원장도 8월 20일 기존 권한을 활용한 암호화폐 시장 규칙 검토를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관건은 규제의 ‘지속성’이다. 의회가 제정한 법률과 달리 SEC와 CFTC의 규칙은 향후 위원회 구성이 바뀌면 비교적 쉽게 수정될 수 있다. 그럼에도 업계가 적용받을 규칙을 명문화하는 것은 그동안 암호화폐 업계가 비판해온 ‘집행을 통한 규제(regulation by enforcement)’보다 장기 사업계획을 세우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게 매체의 분석이다. 은행과 자산운용사 역시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상품을 출시하기 전에 어떤 규정이 적용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다 명확한 규칙이 마련될 경우 기관 자금 유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XRP와 이더리움, 솔라나 등이 자금 유입의 주요 대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됐다.
결국 클래리티법 부결이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정비 자체를 중단시킨 것은 아니라는 게 매체의 진단이다. 현 의회나 차기 의회가 클래리티법 또는 유사 법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당장은 SEC와 CFTC가 자체 권한으로 어느 수준까지 규제 명확성을 제공할지가 핵심 변수다. 더모틀리풀은 클래리티법 통과가 애초부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부결을 암호화폐 시장의 새롭거나 중대한 악재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뉴스레터
매일 아침, 핵심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후 댓글을 남겨주세요.